재경대구고직능별 모임중 가장 먼저 태동한 기우회가 재경동창회장배를 쟁취하기 위해 1년간 절차탁마한 바둑실력을 흉중에 숨기고 낙원동 소재 ‘형제기원’에 등장한 대고의 건아들을 모시고 상호 일합을 겨루도록 주선하였다.

순국선열과 고인이 된 동문에 대한 묵념을 시작으로 이시형기우회장(7회)의 인사말, 1회 안장건선배님의 격려사, 이어서 허경준(16회) 심판위원, 도정석사무총장, 등 주요 인사 소개후 기념촬영을 가졌다.

중식후 1시부터 시작된 혈전은 오후 6시에서야 끝이 났고, 포석, 행마, 전투, 선후수 여부, 수상전 결과, 형세판단, 끝내기 등을 생각하느라 바둑판 앞의 상대가 누구인가를 의식할 여유도 없이 진행되는 몽롱한 상태에서 보낸 5시간이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예의를 지키고 품격을 갖춘 상태에서 진행되었다. 옛말에도 바둑은 선비들의 전유물로 예의로 시작하여 예의로 끝난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승부는 현실인지라 승패가 분명한 것.

2014년 영광의 재경동창회장배는 전통의 강호 11회(박부식,이상문,장지근) 품에 안겼고, 반집차로 석패한 13회는 아쉽지만 축하의 박수로 화답하며 내년을 기약하기로 했다. 3위는 8회가 차지했으며, B조 우승은 6회 선배님들이 노익장을 과시하였다.

(시상후 인근 감자탕집에서 회식을 하였고, 그후 끼리기리 모임도 가졌음)

지난 2년을 연패한 1회 선배님들은 일곱 분이나 참석하여 대고의 가치를 강조하고 후배들의 분발을 촉구하느라 정작 이번 대회에서는 아쉬운 성적을 내었으나, 실력이나 열정을 미루어 볼 때 내년에 또 우승할 것 같은 묘한 기분이 든다. 항상 대군을 파견하는 7회 선배님들은 성적보다는 기우회의 발전을 도모하고, 동기들간의 정을 나누는데 관심을 갖고 있어 정작 순위와는 별 관련이 없는 듯 하다. 그러나 하루를 즐기면서 담소하고 대국하는 모습이 늦가을 정취를 그윽하게 느끼게 한다.

참가하여 주신 애기가 동문 여러분께 감사드리고, 본 대회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힘써 주신 재경동창회, 주관기수 20회, 순전히 기록 때문에 온 윤종대선배님(11회), 허경준사범(16회), 자화자찬이지만 열정 가득하고 협찬금을 희사하신 이시형기우회장님께도 다시 한번 감사 말씀 올립니다.